작성일 : 15-08-11 00:28
감사합니다.
 글쓴이 : 향기
조회 : 4,659  
스님
 
한 낮의 강렬한 햇빛은
너무나 뜨거웠는데
조계산의 새벽공기는
가을의 설레이는 듯한 청량감으로 다가왔습니다.
 
밤공기는 밤공기같고
새벽공기는 새벽공기 같으니
참으로 신기합니다.
사람의 생각이 그리 만든 것인지
아니면 정말 새벽과 밤의 공기가 느낌이 살짝 다른 것인지
모를 일입니다.
 
스님
스님의 말씀이 20일의 냉소기간을 거쳐 서서히 잊혀진다고 하셨지요
살다보면 그렇게 바래지고 잊혀지겠지요..
하지만 아직도 생각의 순간들 속에 스님의 말씀이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은
그만큼 제게 큰 전환점을 만들어주신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명상을 하며 그렸던 만다라와
스님께서 묶어주셨던 번뇌를 태우는 108염주
색색들이 만들어 대웅전에 걸었던 연등..
 
그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기억이 없습니다.
 
사람은 때로는 보고도 못본 척 들어도 못들은 척
바람따라 물결따라 흔들리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지녀야 한다고
하셨던 그 말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편백나무 숲에서
최신식 리본을 하셨던 스님의 패션 센스에도 어찌나 감탄했는지 모릅니다~
그런 리본은 어디서 구하셨는지요!!
오른쪽 머리에 비스듬히 앉아 오랫동안 날갯짓하던
나비 리본은 생각할 수록 웃음이 납니다 ㅋㅋㅋ
 
스님
조용히 공양해야 하는 적묵당에서 말하고 웃다가
스님이 노려?보시자 조용히 밥먹는 척하고
스님의 말씀에 동문서답하고 딴짓했던 철없는 조교이지만
바라보는 마음의 창에 따라서 보이는 세상이 다르고
때로는 말보다 정성스러운 눈빛과 행동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하신 말씀
조용히 담아 가겠습니다.
 
그리고 인사를 못드리고 가서
이렇게 글로 스님께 소일거리를 만들어 드리고 갑니다 ㅋㅋㅋㅋㅋ
 
스님.
선암사의 아름다운 풍경
아직도 눈에 선하고 그립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또 흐르겠지요.
지금의 이 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기에
그리고 하루는 하나의 생이며
그 하루가 모여 삶을 이루는 것이기에..
 
오늘도 그 하나의 생을 잘 꾸려 나갈 수 있도록
그렇게 삶의 물결 속에서
흔들리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지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님
무더운 여름 건강하게 나십시오.
 
늘 감사합니다^^
 

등명 15-08-26 15:22
답변  
나에 말이 너에게 큰 힘이 되었다니 감사한 마음이구나 .
허나 나는 그저 강가의 돌맹이일 뿐이란다 .
돌맹이를 가져다 징검다리를 만들어 건너는 것은 오직 자신의 몫이기에
나는 너에게 준 것도 없고 받은 것도 없단다 .
다만 너 스스로 눈이 열려 보았고 귀가 트여 들었을 뿐 !
마음을 열고 보니 들리느니 묘음이요 보이느니 화엄이로다 .

흔히 사람들은 자신에게 자신을 맡겨 놓으면 관리가 안되는데
너는 스스로에게 손을 내밀어 꽃을 피웠으니 어찌 그 공덕이 무량하지 않겠느냐 .
봄에 누군들 꽃을 피우지 못하랴 . 매화가 향기를 품은 것이 추위를 머금었기 때문이듯
열악한 환경에서도 스스로 봄을 일구어 꽃을 피운 사람에게서는 향기가 나는 법이란다 .

사람은 무릇 향기를 지녀야하기에 부디 두리번거리지 말고 자신의 발 밑을 살피거라 .
우주 법계가 오직 발 아래  있으니 집착은 사라지고 마음은 편안하리라 . 행복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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