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8-14 15:56
스님 ! 오늘 하산(?)한 31번 중생입니다 :)
 글쓴이 : 이상신
조회 : 5,281  
스님 ! 
오늘 하산(?)한 31번중생 ( 고무신번호가 31번이었습니다 ^_^; ) 상신이라고 하옵니다 ^_^
선암사에서 부슬부슬 내리던 비가 순천역에 다다르니 주룩주룩 쏟아져 
비를 홀딱맞고 지금 역안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전같았으면 비맞았다고 중얼중얼 거렸을텐데 지금은 뭐 시원합니다 ^_^;

비오는 선암사- 마루에서 투닥투닥 빗소리 들으면 참 운치있고 좋았을텐데 
오늘 떠나는게 아쉽기만 합니다. 
내려오는길에 안개 낀 계곡이 너무 좋아 주춤거리다가 내려왔네요. 

첫날 - 마음을 비우러 왔다면서 자꾸 무언가를 담으려고 한다는 스님 말씀에 
가방 한가득 짊어지고 온 책은 펴본 흔적도 없이 고스란히 가방에 들어있습니다.
물론 책을 읽지 말라는 말씀은 아니셨겠지만 - 
혼자 걷고 계곡물에 발도 담그고 하다보니 시간이 훌렁훌렁 가더라구요 ^_^;

지나온 것에 얽매여 마음이 많이 흔들렸습니다. 
겉으로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속으로는 많이 아팠던거 같습니다.

스님 말씀을 들으면서 잊고 있었던 유일한 삶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적어도 나를 아프게 하는것이
내 자신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다짐도 했구요. 
귀한 말씀- 제 삶에 잘 녹여낼 수 있도록
쉽지는 않겠지만 열심히 노력해보겠습니다! ^_^ 

스님 !
오늘 저희가 떠나서 많이 서운하시죠?^_^
아마 저뿐만 아니라 3박4일 함께했던 모든분들이 
순천, 그리고 선암사를 떠올리면 스님을 기억하고 추억할꺼에요.
저는 더더더더 더욱요 !! ㅋ

유난히 날씨 좋은 날
어디로 떠나고 싶은 날 
단풍이 들 때쯤
선암사가 많이 생각날 꺼 같습니다.

저는 이제 기차가 출발했습니다 ~
3박4일 동안 밝은미소, 따뜻한 말씀
너무 감사했습니다 !!
다시 뵙는 날까지 건강하세요. ^_^


( 머리에 지네 물리신거 얼른 나으시길 기원합니다 ㅋㅋㅋ )




- 비오는 순천을 떠나며 31번 중생 상신 올림 -









등명 14-08-26 15:57
답변  
고무신 NO 31 . 창살 없는 감옥이라더니 ..
마치 수인 번호를 연상시키는군요 . ㅋㅋ
그래요 . 어쩌면 우리는 모두 영어(囹圄)의 몸인지도 모르죠 .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나 하나의 색깔 속에 고립되어 있는지도 모르죠 .

산문을 나서자 마자 비는 억수 같이 쏟아지고 .. 흠뻑 맞고 ..
시원하셨다고요 ? 묵은 때라도 청산 하신 모양이죠 ? ㅎㅎ
이렇듯 ..  소나기도 그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내 마음의 때를  씻어 주는
공덕수가 될 수 있으련만 .. 책을 읽되 책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자신을 가르치는 거름이 될 수 있으련만 ..

비우러 왔다가 채우려한다는 스님의 말이 부담스러웠을까요 .
가지고 온 책을 읽지 않으셨다고요 . 이를 어떻하나 .. 저의 말은 책을 읽되 다만
책에서 얻은 지식과 정보를 자신을 바로 세우는데 사용하자는 것이지요 .
두엄을 만들어 자신의 밑거름으로 삼자는 것이지요 .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리이까 . 채움으로 말미암아 비움에 이르는 ..  시늉이 아닌  진정으로 비워야 하는 ..
왜냐하면 세상이 너무 똑똑해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 냉소적이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
밖에서 먹고 사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만 남겨두고 모두 비워야합니다 .
그리고 그 빈 자리에 밝은 미소, 그리고 사랑과 감사를 채워야합니다 . 용서하는 마음과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을 채워야 합니다 . 그거야 말로 진정 마음의 양식이 아니리이까 .
흔히 불교에서 마음의 눈을 뜨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세상의 마음을 읽자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
모든 사물에는 마음이 있기에 그 마음을 읽고 서로 교감할 수 있다면 세상은 좀 더 밝고
아름다워지리라 생각합니다 . 마음을 찾아가는길 .. 불교에서는 그것을 바로 道라 하지요 .
온라인바카… 15-06-27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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